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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막 백서
정리. 편집실
‘혼자’보단 ‘함께’가 좋다
노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혼자 사는 노인의 수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혼자 살면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경제적 빈곤 문제이다. 비위생적인 주거환경이나 건강악화 등이 빈곤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외로움이나 우울감 같은 심리적인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돈이 많다고 하여 외롭지 않은 것은 아니니 어쩌면 경제적인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게 심리적 문제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시니어에게 주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 필요하다.
“함께”를 위한 제안, 셰어하우스
혼자가 외롭고 힘들다면 해법은 “함께 사는 것”이다. 물론 함께 사는 것에도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그중 하나가 코하우징 커뮤니티(Co-housing communities)로의 이주다. 코하우징 커뮤니티는 ‘따로 또 같이’를 지향하는 공동체로 보통의 아파트처럼 주거공간은 따로 있지만,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주방 및 식당, 세탁실, 운동 및 오락 공간 등이 있어 자연스럽게 이웃과 친분을 쌓을 수 있고 여가시간을 함께 보낼 수도 있다. 또 집을 나눠 쓰는 셰어하우스(Shared housing)와 같은 주거 형태도 고려해볼 수 있다. 셰어하우스는 ‘공유(share)’와 ‘집(house)’을 합친 말로 개인적인 공간인 침실은 각자 사용하지만 거실, 화장실, 욕실 등을 공유하는 새로운 주거 형태를 말한다. 최근 자식들을 독립시킨 시니어와 20, 30대 젊은이가 함께 사는 셰어하우스가 상생·협력 모델로 부상 중이다. 시니어 입장에서는 힘들 때 도와줄 수 있는 하우스 메이트를 얻는 셈이고, 20, 30대 입장에서는 집세에 대한 부담을 낮출 수 있어 셰어하우스에 대한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노인 1인 가구의 증가 추세에 따라 시니어들이 함께 살아가는 시니어만을 대상으로 하는 셰어하우스도 있다. 금전적 이유보다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함께 생활할 동거인이 필요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누군가 말했다. 셰어하우스의 의의는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와 평일 대낮부터 맥주로 건배할 수 있는 데 있다고.
다세대 셰어하우스?
셰어하우스의 유형은 사카모토 세쓰오(일본 ‘새로운 어른 문화 연구소’ 소장)가 쓴 『2020시니어트렌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카모토 세쓰오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고령자들끼리 함께 사는 주거모델 대신 여러 세대가 서로 협력하여 사는 ‘다세대 셰어하우스’를 제안하고 있는데, 다세대 셰어하우스에서 시니어는 보살핌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보살피는 쪽이 된다. 이를테면 젊은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거나, 육아 경험을 살려서 젊은 어머니의 육아 고민을 해결해 주거나, 방과 후 아동지도를 돕거나, 하교 안전 도우미 역할을 하는 것 등이다.
이것은 곧 사회가 필요로 하는 시니어가 되는 것이다. 시니어가 가진 본질적인 문제는 사회에서 내가 쓸모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다. 이 불안감이 비관이나 고독사를 초래하기도 한다. 반면 사회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 생각은 삶의 의욕을 높이고 타인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게 한다. 시니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 다세대 셰어하우스란 이야기다. 최근에는 여러 지자체가 셰어하우스에 관심을 가지고 지역사회 여건과 특성에 맞는 시니어의 주거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셰어하우스가 단순히 함께 산다는 의미를 넘어 시니어의 관계회복과 외로움 극복에 도움이 되는 치유공간의 역할까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니어들은 여생을 조용히 보내길 원치 않는다. 좋은 친구, 이웃들과 활발히 교류하고 소통하며 인생의 마지막까지 신나고 즐겁게 살길 원한다. 이러한 바람을 셰어하우스가 어느정도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문제이지만 시대가 원하는 주거형태의 하나임에는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