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시작
서단비
문경대학교 재직
나는 1년에 세 번, 시작을 맞이한다.
Happy New Year! 매년 1월 1일, 새해가 시작되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 해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며 덕담을 나눈다. 그리고 음력 1월 1일, 설날이 다가오면 즐거운 연휴와 함께 세뱃돈을 뿌리며 두 번째 시작을 맞이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시작은 바로 3월, 대학교 개강이다. 아마도 이 시작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세 번째 시작이 아닐까 생각한다.
신입생 입학 시즌에는 언제나 특별한 청량감과 설렘이 가득하다. 아직 3월 초의 찬 바람이 남아 있지만, 조용하던 방학과 달리 시끌벅적해진 교정에서는 학생들의 말소리와 웃음이 꽃샘추위를 잠시 잊게 만든다.
성인이 된 학생들은 아직 어색한 자세와 미소를 띤 채 도서관에 와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전공 도서를 어디서 살 수 있는지도 묻고 교정을 어슬렁거리며 편의점을 찾기도 한다.
그 모습을 보면 왠지 안쓰럽고 애처로운 기분이 들어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건네면, 금세 환한 미소를 띤 채 연신 고맙다고 말하는 그들의 얼굴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요즘은 40~50대 신입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나이에 관계없이 새로운 시작을 하는 그들의 열정은 언제나 특별하다. 물론 스무 살의 패기와는 조금 다를지라도, 때때로 그들의 열정이 훨씬 더 뜨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새로운 직업과 인생을 시작하며 달라진 교육 환경 속에서 잘 적응해, 그 누구보다 멋진 지성인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매년 누군가의 시작을 응원하고 그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건 정말 기쁜 일이다.
그리고 내게도 1년에 세 번, 다른 시각으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이 세상 모든 이의 ‘시작’을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