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야 놀자

챗GPT와 친해져야 하는 이유
프롬프트 작성의 기술

좋은 답을 얻으려면 좋은 질문이 우선이다. 챗GPT는 특히 그렇다. 질문이 구체적이고 전문적이면 원하는 답에 가까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어떻게 질문하고 답을 구해야 하는지 연습해보자.

김은하 칼럼니스트

AI를 써보기로 생각했다면 용도에 맞게 골라야 한다. 한 가지 AI에만 의존하지 말고, 여러 AI 도구를 조합해 활용하는 것이 좋다. 주로 텍스트 작업을 하려면 챗GPT, 제미나이(Gemini), 클로드(Claude)를 쓰고, 이미지를 생성하려면 달리(DALL·E)나 미드저니(Midjourney)를 쓰면 된다. 검색을 주로 한다면 퍼플렉시티(Perplexity)를 써야 하고, 동영상을 제작하려면 소라(SORA)나 런웨이(Runway)를 쓰는 게 낫다.

그러나 범용으로 쓰려면 챗GPT가 가장 무난하다. 많은 사람이 쓴다는 것은 그만큼 AI로서 뛰어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프롬프트, 단순 질문이 아니라 설계도

프롬프트란 AI에게 하는 명령어다. 프롬프트를 설계하는 것은 챗GPT를 단순한 ‘작업자’에서 ‘전문가’로 바꾸는 열쇠가 된다. 질문이 구체적일수록 AI의 답변도 더욱 똑똑해지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단순한 질문을 던진다. “맛집 추천해줘”, “이력서 써줘” 같은 식이다. 그러나 AI는 맥락을 기반으로 학습된 도구다. ‘상황+역할+목적+톤+구조+조건’을 함께 주었을 때 가장 인간이 쓴 듯한 결과물을 도출한다. 예를 들어 이력서를 쓰고 싶다면 이렇게 요청해보자.

“너는 HR 전문가다. 나는 일주일 후에 취업 면접을 보는데, 이를 위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있다. 은퇴 후 재취업을 하려는 35년 차 직장인을 위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라. 문장은 간결하게, 성과 중심으로 기술하되 인간미와 진정성이 묻어나게 하라. 전체 분량은 800자 이내. 첫 문장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시작하라.”

AI에게 지시할 때는 동사도 중요하다. “생성해줘”, “설명하듯이 작성해줘”, “초등학생도 알 수 있도록 작성해줘”라는 식으로 동사를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답변을 도출한 다음에는 수정작업을 거쳐야 한다. 유료 사용자(Plus)에게는 대화 중에 맥락을 저장하고 이어갈 수 있는 ‘지속 맥락 유지’ 기능이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수정할 때도 매우 구체적으로 지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글의 초안이 완성되면 “이 부분만 더 감성적으로 써줘”, “분량은 줄이되 핵심은 남겨줘”, “말투를 더 차분하게 바꿔줘”와 같은 식으로 추가 요청을 한다.

이런 식의 ‘수정 요청’은 챗GPT가 단순한 ‘글쓰기 도구’를 넘어 ‘에디터’로 작동하게 만든다. AI에게 답변을 평가할 기준을 여러 개 제시하면 더 세련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창의성, 간결함, 명확성을 기준으로 답을 작성해줘”라고 할 수 있다. 사실적이기보다는 창의적으로 할 수도 있고, 명확함을 가장 우선순위에 둘 수도 있다. 이를 확실하게 주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키워드를 반복하면 그것을 더 강조한 답변을 얻을 수 있다.

단계별로 요구하고, 역할을 부여하라

복잡한 작업일수록 단계별로 역할을 분할하여 입력하는 것이 낫다. 한 번에 요청하면 AI가 혼란스러워하거나 이상한 결과물을 내놓기도 한다. 한 번에 모든 것을 얻으려고 하지 말고, 계속 말을 거는 식이다. 챗봇이 아니라 대화형 전문가라고 생각해야 한다. 먼저 챗GPT에게 역할을 부여하면 그에 맞게 행동한다. “너는 브랜드 전략가다”, “문학평론가처럼 대답해줘”와 같이 할 수 있다. 또한 샘플을 주고 그와 비슷한 톤이나 느낌으로 작성해달라고 하면 챗GPT가 ‘문체를 학습’해서 답변에 반영한다. 온전히 자신의 톤으로 만들려면 자신이 일부를 작성하고 나머지를 맡기면 확실하다.

주의할 점이 있는데, AI의 검색 기능을 완전히 신뢰해서는 안된다. 퍼플렉시티는 비교적 정확한 검색 자료를 제공하지만, 챗GPT가 말하는 자료는 반드시 출처를 달라고 해야 한다. 가끔 스스로 자료를 만들어 사람을 속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만약 만들어낸 자료라면 출처가 없다고 하거나, 자신이 만들어내서 미안하다고 실토할 것이다.

AI는 자신만의 톤이나 성격으로 길들일 수 있다. AI를 지속적으로 학습시키면 주인이 요구하는 패턴을 인식하여 좋아할법한 답변을 내놓는다. AI와 계속해서 친해야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