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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손안에 스미는 따스함
다채로운 세계 수프의 맛

글.  오정미

동장군이 매섭게 덮쳐오는 겨울, 발끝까지 기운이 차오르는 든든한 보양식도 좋지만 가끔은 속을 부드럽게 달래주는 가벼운 죽과 수프가 그립다. 포근한 담요를 두르고 흰 눈이 소복이 쌓인 창밖을 바라보며 따뜻한 수프 한 숟갈을 입에 떠 넣으면 어느덧 마음에 온기가 내려앉는다.

지친 몸과 마음을
위한 닭고기 수프
닭죽
기력이 떨어졌거나 감기에 걸려 몸이 약해졌을 때 닭죽만큼 영양이 풍부하고 속이 편한 보양식이 또 있을까? 닭고기를 푹 고아서 만든 육수에 쌀을 넣고 걸쭉하게 끓여내면 닭죽이 뚝딱 완성된다. 담백하고 부드러운 닭죽은 몸과 마음을 따뜻하고 든든하게 채워준다. 삼계탕을 끓여 먹고 난 뒤 남은 고기와 국물로 닭죽을 만들면 일거양득이니 놓치지 말자.
붉은 기운으로
액운을 몰아내리~
팥죽
우리나라에는 동짓날 액운을 쫓기 위해 팥죽을 먹는 풍습이 있다. 현대로 넘어오며 액막이를 믿는 사람은 거의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동짓날만큼은 팥죽을 찾는 사람들로 죽 가게가 문전성시를 이룬다. 팥을 삶아서 만든 국물에 찹쌀로 만든 새알심을 넣고 끓인 팥죽은 구수한 맛과 새알심의 쫄깃한 식감이 어우러져 식사로도 간식으로도 으뜸이다.
팥죽 만들기
  • ① 찹쌀가루 반죽을 동그랗게 빚어서 새알심을 만든 후 물에 잠시 담가둔다.
  • ② 팥의 떫은맛을 줄이기 위해 냄비에 팥을 넣고 물을 부어 한 번 끓인다.
  • ③ 첫 물은 버리고, 다시 물 5컵을 넣어 팥이 충분히 무를 때까지 끓인다.
  • ④ 부드러워진 팥을 체에 걸러서 팥물과 앙금을 분리한다.
  • ⑤ 팥물에 새알심을 넣고 새알심이 떠오를 때까지 약한 불로 끓인다.
  • ⑥ 필요하면 물을 추가해서 농도를 조절한다.
  • ⑦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그릇에 담아서 따뜻하게 먹는다.
  • 재료 팥 1컵, 찹쌀가루 2컵, 물 6컵, 소금 약간
우리 다 같이
찍먹 해요
퐁뒤
Fondue
‘녹이다’라는 뜻의 프랑스어 ‘fondre’에서 유래한 퐁뒤는 녹인 치즈와 와인을 냄비에 담아 빵을 찍어 먹는 요리다. 식사하는 동안 치즈가 굳어버리지 않도록 냄비 아래에 촛불이나 램프를 켜 보온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에멘탈이나 그뤼에르 치즈를 사용하며, 빵 외에도 다양한 채소나 고기를 찍어 먹기도 한다. 공동 냄비를 이용해 다 함께 나눠 먹는 문화가 있어 파티 음식으로도 인기가 많다.
채소 수프 만들기,
참 쉽죠?
미네스트로네
Minestrone
파스타만큼이나 보편적인 이탈리아의 가정식 미네스트로네는 각종 채소와 파스타, 콩, 베이컨 등을 넣어 만든 채소 수프다. 특별한 레시피 없이 보통 집에 남아 있는 식재료를 잘게 썰어 익히다가 토마토와 육수를 넣고 끓이는데, 취향에 따라 치즈나 허브로 맛을 더한다. 칼로리가 낮고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해 다이어트나 건강 관리에 좋으며, 특히 채식주의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커리도 아니고
카레라이스도 아닌
스프카레
スープカレー
홋카이도 지방에서 시작됐다고 알려진 스프카레는 익힌 채소와 고기, 해산물에 묽은 카레를 부어 만드는 국물 요리다. 보통의 카레와 달리 루가 들어가지 않아 걸쭉함이 없는 대신 카레를 듬뿍 넣어 맛이 진하고 깊다. 소스보다는 국에 가까워 밥에 조금씩 얹어 먹거나 국물처럼 떠먹는다. 건더기도 큼직하게 썰어 넣는데, 때로는 닭 다리나 돼지고기를 덩어리째 넣기도 한다.
빵 그릇에
담아 먹는 크림 수프
클램 차우더
Clam Chowder
북미 지역의 전통 요리인 클램 차우더는 이름 그대로 ‘조개가 들어간 걸죽한 수프’를 이른다. 다진 백합 혹은 바지락과 감자, 양파를 크림과 함께 끓여 만드는 부드럽고 진한 수프로 해산물의 감칠맛과 크림의 고소함이 잘 어울린다. 보통 빵을 곁들여 먹는데, 샌프란시스코는 사워도우 빵의 속을 파내어 그릇처럼 만든 뒤 클램 차우더를 담아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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